문학, 예술, 철학, 건강, 환경, 교육 문득 우리는 아름다운 외형적인 것 어떤 것이 더이상 그리 유용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순간이 그리 머지 않아, 어떤 이에겐 바로 어제, 오늘 도달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나 또한. 나는 이제 내가 살 수 있거나 사고 싶었던 옷이나,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들이 지겹다 못해 지긋지긋하다. 소유해야 안심할 수 있는 주거의 형태조차도. 내가 기꺼이 투자하고 싶은 것은 아이와 나와 남편의 내적, 신체적 성장이다. 신앙과 철학, 자유와 사랑 등 배우고 싶은 가치에도 있다. 내 아이와 아이의 친구들이 살면서 얻길 바라는 것들. 건강과 건강을 위해 공존해야 하는 환경문제. (정신적인 건강을 포함하여) 더 가지고자 하는 욕망으로 고통스러워 하며 살아갈 사회가 아닌, 생애..
사람은 참 잘 변하지 않는다상대의 생각이나 성향, 성찰한 적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은연중에 고집하는 철학 같은 것들에 대해참담함, 암담함을 느낄 때면,... 나는.나는 뭐변할 수 있나변해지던가! 그런데 어울어 져, 보듬으며 살아야 하는 상대라면,그 상대가 자신의 삶의 방향을 나에게 강요한다면...어떻게 해야 하나-생각을 해보자. 나를 설명해봐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게 아니다알 수가 없겠지 하고 먼저 포기해 버린 마음이 있음을 인정한다. 보다 충분히 더 적확하게 부드럽게 나를 설명할 표현들을 마련해두어야겠다.우선은 그렇게.
'유재留齋', '남김을 두는 집'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유재留齋, 기교를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조화로움으로 돌아가게 하고, 녹봉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조정으로 돌아가게 하고, 재물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백성에게 돌아가게 하고, 내 복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자손에게 돌아가게 하라.留不盡之巧以還造化, 留不盡之祿以還朝廷, 留不盡之財以還百姓, 留不盡之福以還子孫 추사 김정희가 제자로 이조참판을 지냈던 천문학자 남병길(1820∼1869)에게 그의 호인 '유재'를 써준 현판이다. 유재의 출전은 명심보감 성심편으로 그 내용이 아주 좋아 옛 선비들이 달달 외우던 글귀 중 하나였다고 한다. 이 유재를 결과로 판단하기보다는 출발과 과정의 마음가짐으로 이해한다면 추사로 나아가는 한걸음 더 걸어간 듯싶다. ..
시간이 많이 지났다 19일.정신없이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어딘가에 쌓아가며 지금까지 보내고는 슬슬 불만을 늘어놓고 있었는데.. 한국 사회에 펼쳐져 있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를 벗어나보자 하고 시작했고 지내오던 세월이었다신혼 때 계속 기도제목은 '사랑에 지혜를.' 이었다이생에서의 헤어짐만 생각했을 때 어머님을 참 복되게 떠나신 것도 같은데,새삼 너무 죄송하다너무너무 죄송하다 난 늘 좋은 며느리라고 어디가서 칭찬하는 어머님 덕분에, 그리고 나름의 애씀 때문에 괜찮은 애라고 여겼던 것 같은데 그게 절망적으로 부끄럽다지금은 매일 아침 점심 저녁 밤 마다 좌절을 만나고 있는 아버님때문에 힘이 든다고, 많은 일정들이 너무 버겁다고 ...내가 아파하는 누굴보고 같이 아파할 수 있는 사람인가.사랑하며 살고 싶다는 ..
어머님은 많이 쇠약해지셨는데 마음은 더 쇠약해지신 것 같았다 아버님은 예채의 기도에 눈물을 훔치러 안방 화장실에 다녀오셨다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간은 어떻게 흘러야하는 걸까생명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래본다인간의 몸은 정말 신비로운데, 그러면서도 의학적 데이터에 대체적으로 들어맞기도 해서 절망스럽기도 하고,그렇지만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비함에 촛점을 맞춰본다기적처럼 사라지기를...세포들이 힘을 가지고 회복하기를... 남편은 많이 슬퍼하고 불안해하고 있다가벼운 우스갯소리로 무게를 덜어보지만 근본적인 슬픔에는 접근하지 못하는 좌절감이 자리잡는다그래도 우리 지금 서로 사랑하고 있지아버님과 어머님과 우리를 끈끈하게 사랑하게 만들어준 어머님의 병환이었다그렇기에 고맙고 그러면서 원망스러운... 정성껏 마련한..
자수실을 산 지 한달이 넘었나 이제야 스티치 연습을 한다 나의 시간표란... 흡 여행자의 노래를 들으며 자수를 조금 하다가 권정생 선생님의 산문을 보다 하며 예채가 잠시 비워준 시간을 보낸다 선생님의 글을 읽다보니 나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나는데,중평에 살 때 옆집 할머니 집과 우리집 사이의 고랑 같은 곳을 파면 나오던 도자기 조각들, 사금파리들, 우리집 뒷뜰 흙은 붉은 색이었지. 찰흙이었던가 하는 것.신점에 살 때 멀리 이모할머니 댁을 바라보았을 때 굴뚝에서 피어오르던 저녁밥 짓는 연기, 우리반 신자가 싸왔던 보리밥과 산나물을 넣어 만든 김밥이 든 도시락, 그걸 놀린 철없던 같은 반 아이들, 울먹이던 신자의 튼 손.그 때의 신자의 눈동자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맑은 눈동자였던 것 같다 그런게 생각..
내 말에 순종하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의 하나님이 될 것이며,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예수께서 말씀하신다."너희가 나의 말에 머물러 있으면, 너희는 참으로 나의 제자들이다. 그리고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주님, 나로 하여금 당신의 고난을 늘 깊이 생각하도록 힘을 더해주소서.나로 하여금 당신이 계시는 사랑의 바다로 보내주소서.하여 모든 악의 사슬에서 우리를 구해 주소서.당신 자신이 나를 위해 몸을 던지셨기에 내가 어찌 내 뜻대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나는 당신께 속한 몸이기에 당신의 영광만을 위해 살아갑니다. 헤른후트 성경묵상집
오늘은 교회도 오랫만이고, 고기교회는 더 오랫만이었다 나의 비체계적인 사고 속에는 갈수록 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만연해 있었는데, 거기엔 무식한 오만함이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기도 하다그런 상태에서도 교회 자모실의 부뚜막에 일부러 신고 간 낡은 신발을 벗을 때부터 예배에 대한 기대감이 시작되었다오늘 기도 차례를 맡은 한 자매님의 '가난과 겸손'을 지향하는 고기교회라는 대목에서 , 아니 그 전 남북과의 대화를 소중히 여기는 목소리에서 눈시울이 데워졌다이 교회는 가난과 겸손이 가장 우아하게 표현된 공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아무장식 없는 흰 벽과, 내 기억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5살의 구세군 교회와도 비슷한 시기에 건축된 낡은 예배당, 거기에 걸린 자연스러운 곡선과 나무의 에이징이 느껴지는 십자가 모..
주변에는 유산소 운동을 좋아서 하는 사람을 만나진 못했는데 (산책을 제외하고)나는 유산소 운동을 좋아한다순발력이 떨어져서 운동들을 거의 못하는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운동 즈음이다요가도 매력이 있었지만 집에서 요가 영상을 틀어두고 하기엔 과정이 조금 번거롭고, 스튜디오에 가기에는 비용이 (시간,운전,돈 등 물리적인 모든 비용을 포함) 역시 번거롭다 집에 러닝머신은 부피가 커서 보기 싫었고, 마침 파리로 이사가는 친구에게 사이클링을 물려받았다지금 집은 천정이 일반 아파트 기준으로 20cm 정도 더 높아서 기온이 낮은 편인데 패달을 10분정도 밟으면 땀이 나기 시작한다그리고 30분이 지나면 심장의 박동이 선명하게 들려오는데 살아있는 기분이 매우 흡족하다물론, 최고 무게로 (씨익) 내일이면 어쩌면.... 예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