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참 잘 변하지 않는다상대의 생각이나 성향, 성찰한 적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은연중에 고집하는 철학 같은 것들에 대해참담함, 암담함을 느낄 때면,... 나는.나는 뭐변할 수 있나변해지던가! 그런데 어울어 져, 보듬으며 살아야 하는 상대라면,그 상대가 자신의 삶의 방향을 나에게 강요한다면...어떻게 해야 하나-생각을 해보자. 나를 설명해봐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게 아니다알 수가 없겠지 하고 먼저 포기해 버린 마음이 있음을 인정한다. 보다 충분히 더 적확하게 부드럽게 나를 설명할 표현들을 마련해두어야겠다.우선은 그렇게.
자수실을 산 지 한달이 넘었나 이제야 스티치 연습을 한다 나의 시간표란... 흡 여행자의 노래를 들으며 자수를 조금 하다가 권정생 선생님의 산문을 보다 하며 예채가 잠시 비워준 시간을 보낸다 선생님의 글을 읽다보니 나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나는데,중평에 살 때 옆집 할머니 집과 우리집 사이의 고랑 같은 곳을 파면 나오던 도자기 조각들, 사금파리들, 우리집 뒷뜰 흙은 붉은 색이었지. 찰흙이었던가 하는 것.신점에 살 때 멀리 이모할머니 댁을 바라보았을 때 굴뚝에서 피어오르던 저녁밥 짓는 연기, 우리반 신자가 싸왔던 보리밥과 산나물을 넣어 만든 김밥이 든 도시락, 그걸 놀린 철없던 같은 반 아이들, 울먹이던 신자의 튼 손.그 때의 신자의 눈동자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맑은 눈동자였던 것 같다 그런게 생각..
내 말에 순종하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의 하나님이 될 것이며,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예수께서 말씀하신다."너희가 나의 말에 머물러 있으면, 너희는 참으로 나의 제자들이다. 그리고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주님, 나로 하여금 당신의 고난을 늘 깊이 생각하도록 힘을 더해주소서.나로 하여금 당신이 계시는 사랑의 바다로 보내주소서.하여 모든 악의 사슬에서 우리를 구해 주소서.당신 자신이 나를 위해 몸을 던지셨기에 내가 어찌 내 뜻대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나는 당신께 속한 몸이기에 당신의 영광만을 위해 살아갑니다. 헤른후트 성경묵상집
오늘은 교회도 오랫만이고, 고기교회는 더 오랫만이었다 나의 비체계적인 사고 속에는 갈수록 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만연해 있었는데, 거기엔 무식한 오만함이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기도 하다그런 상태에서도 교회 자모실의 부뚜막에 일부러 신고 간 낡은 신발을 벗을 때부터 예배에 대한 기대감이 시작되었다오늘 기도 차례를 맡은 한 자매님의 '가난과 겸손'을 지향하는 고기교회라는 대목에서 , 아니 그 전 남북과의 대화를 소중히 여기는 목소리에서 눈시울이 데워졌다이 교회는 가난과 겸손이 가장 우아하게 표현된 공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아무장식 없는 흰 벽과, 내 기억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5살의 구세군 교회와도 비슷한 시기에 건축된 낡은 예배당, 거기에 걸린 자연스러운 곡선과 나무의 에이징이 느껴지는 십자가 모..
주변에는 유산소 운동을 좋아서 하는 사람을 만나진 못했는데 (산책을 제외하고)나는 유산소 운동을 좋아한다순발력이 떨어져서 운동들을 거의 못하는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운동 즈음이다요가도 매력이 있었지만 집에서 요가 영상을 틀어두고 하기엔 과정이 조금 번거롭고, 스튜디오에 가기에는 비용이 (시간,운전,돈 등 물리적인 모든 비용을 포함) 역시 번거롭다 집에 러닝머신은 부피가 커서 보기 싫었고, 마침 파리로 이사가는 친구에게 사이클링을 물려받았다지금 집은 천정이 일반 아파트 기준으로 20cm 정도 더 높아서 기온이 낮은 편인데 패달을 10분정도 밟으면 땀이 나기 시작한다그리고 30분이 지나면 심장의 박동이 선명하게 들려오는데 살아있는 기분이 매우 흡족하다물론, 최고 무게로 (씨익) 내일이면 어쩌면.... 예채..
최근에서야 블루투스 스피커를 샀더니 음악 듣는게 수월 해졌다오랫만에 트래디셔널한 음악을 틀어두고 커피를 마시고 아침시간을 즐기고 있는 중 지난 2주동안,어머님은 정말 위독하셨다가 이제 고비를 넘기고 기적중의 기적처럼 오늘 퇴원하신다도련님도 하루만에 귀국하고 ...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울 정신조차 없고 손에 땀만 가득 찼었지 예채는 키우기 이렇게 쉬울까 싶을 정도로 많이 수월해졌다 목소리는 여전히 아가아가한데 어휘력은 거의 내 수준 ㅎㅎ손과 발가락의 감촉은 여전히 너무 좋다 (발바닥은 약간 단단해짐)자다가 한번씩 내 목을 꼭 껴안는 느낌도 좋고, 협상도 되고...어제 마트에서 또 스티커를 사자고 하길래, 아프리카의 난민 이야기도 들려주고 엄마 아빠 돈 없다고도 하고 오늘 스티커 사면 다음주에 웨딩드레스..
"보다 쉬운 것보다 보다 어려운 것을,보다 맛있는 것보다 보다 맛없는 것을보다 즐거운 것보다 차라리 덜 즐거운 것을쉬는 일보다도 고된 일을위로 되는 일보다도 위로 없는 일을보다 큰 것보다도 보다 작은 것을보다 높고 값진 것보다 보다 낮고 값없는 것을무엇을 바라기보다 그 무엇도 바라지 않기를세상의 보다 나은 것을 찾기보다 보다 못한 것을 찾아라.그리스도를 위하여,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하여온전히 벗고, 비고, 없는 몸 되기를 바라라."(십자가의 성요한, , 최민순 옮김, 성바오로출판사, 1993년 12월 15일, p.90)
나에게 베를린에 대한 동경은 2000년대 중반 즈음에 봤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에서의 무덤덤하지만 극도의 감정을 담은 독일어에 대한 찬미와 어쩌다 공부해보려고 했던 미학과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독일어를 공부하면서 짙어졌다그러다 대학원에 못가게 되면서 순수미술로 베를린 우데카 유학을 염두에 두었고,긴 시간을 지나 우연히 매거진 B에서 베를린 편이 나왔을 때 거실 협탁에 계속 두며 모퉁이가 닳을 때까지 그 책의 이미지들을 상상했다그리고 지난 5월 말 독일에 살게 된 동생부부의 명분으로 부모님과 남편과 딸을 데리고 베를린에 입성하게 되었다베를린에 숙소를 잡을 때까지만 해도 얼떨떨하던 감정을 베를린을 떠나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내가 그 곳을 지나쳐왔다는 것이 사실이었나 싶을만큼.베를린을 동경하던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