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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실을 산 지 한달이 넘었나 이제야 스티치 연습을 한다 나의 시간표란... 흡
여행자의 노래를 들으며 자수를 조금 하다가 권정생 선생님의 산문을 보다 하며 예채가 잠시 비워준 시간을 보낸다
선생님의 글을 읽다보니 나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나는데,
중평에 살 때 옆집 할머니 집과 우리집 사이의 고랑 같은 곳을 파면 나오던 도자기 조각들, 사금파리들, 우리집 뒷뜰 흙은 붉은 색이었지. 찰흙이었던가 하는 것.
신점에 살 때 멀리 이모할머니 댁을 바라보았을 때 굴뚝에서 피어오르던 저녁밥 짓는 연기,
우리반 신자가 싸왔던 보리밥과 산나물을 넣어 만든 김밥이 든 도시락, 그걸 놀린 철없던 같은 반 아이들, 울먹이던 신자의 튼 손.
그 때의 신자의 눈동자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맑은 눈동자였던 것 같다
그런게 생각난다
그 시절은 고왔고 서글펐고 푸르고 울긋불긋 선명하고 깊었다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몇갑절 깊었던 선생님의 마음이 조금 공감된다
그게 좋고 또 슬프고
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