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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김을 두는 집

Von der Quelle bis heute 2018. 9. 13. 11:43

'유재留齋', '남김을 두는 집'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유재留齋기교를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조화로움으로 돌아가게 하고녹봉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조정으로 돌아가게 하고재물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백성에게 돌아가게 하고내 복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자손에게 돌아가게 하라.

留不盡之巧以還造化留不盡之祿以還朝廷留不盡之財以還百姓留不盡之福以還子孫

 

추사 김정희가 제자로 이조참판을 지냈던 천문학자 남병길(18201869)에게 그의 호인 '유재'를 써준 현판이다유재의 출전은 명심보감 성심편으로 그 내용이 아주 좋아 옛 선비들이 달달 외우던 글귀 중 하나였다고 한다이 유재를 결과로 판단하기보다는 출발과 과정의 마음가짐으로 이해한다면 추사로 나아가는 한걸음 더 걸어간 듯싶다살아가는 동안 시간과 공간에 머무르는 것에 남김의 여유를 챙길 수 있다면 스스로의 가치를 더해갈 기회가 아닐까盡 속에 유가 있어 성이 머무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독자 리뷰 발췌. 반디앤루니스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를 흠뻑 빠져서 보았다. 그리고 이 좁은 노트북의 창으로 보는 데에 갈증이 났다

그러다 이 그림의 뒷면에 추사의 도장이 찍혀있고, 추사가 소장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해서 추사 김정희를 검색하다 발견한 글이다


강산무진도, 끝없이 펼쳐진 강과 산.

이인문의 이상향이면서 당시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상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이상향은 어떤 풍경으로 내면에 지향되어 있는가, 그것을 종이나 캔버스 위로 옮기면 어떤 모습이 될까 궁금해졌다


오늘은 아침부터 여유가 좀 있어서 예채와 걸어서 유치원에 갔다

그 부드럽고 몰랑몰랑한 손을 잡고 예쁜 목소리를 귀에 담으며 걸으니, 일상에서 얼마나 대화에 소홀 했었는지 미안하고 아쉬워졌었다

산책길에 떨어진 이른 단풍 낙엽을 보자마자 주워드는 예채의 마음 :)

다섯개를 주워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나눠줄거라고 했다

너의 여유를 감탄하고 기뻐한단다, 아가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출근하는 남편을 만났다

그리고 남편도 초등학교까지 데려다주었다지 ㅎㅎ

돌아오니 땀이 났고, 비누없이 클레이로 샴푸와 샤워를 했다

그리고선 선물받은 '오주석의 한국의 미'를 읽다가 '강산무진도'까지 간 것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좀더 단촐해서 여유의 아름다움이 베어나는 삶을 살아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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