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많이 지났다 19일.정신없이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어딘가에 쌓아가며 지금까지 보내고는 슬슬 불만을 늘어놓고 있었는데.. 한국 사회에 펼쳐져 있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를 벗어나보자 하고 시작했고 지내오던 세월이었다신혼 때 계속 기도제목은 '사랑에 지혜를.' 이었다이생에서의 헤어짐만 생각했을 때 어머님을 참 복되게 떠나신 것도 같은데,새삼 너무 죄송하다너무너무 죄송하다 난 늘 좋은 며느리라고 어디가서 칭찬하는 어머님 덕분에, 그리고 나름의 애씀 때문에 괜찮은 애라고 여겼던 것 같은데 그게 절망적으로 부끄럽다지금은 매일 아침 점심 저녁 밤 마다 좌절을 만나고 있는 아버님때문에 힘이 든다고, 많은 일정들이 너무 버겁다고 ...내가 아파하는 누굴보고 같이 아파할 수 있는 사람인가.사랑하며 살고 싶다는 ..
어머님은 많이 쇠약해지셨는데 마음은 더 쇠약해지신 것 같았다 아버님은 예채의 기도에 눈물을 훔치러 안방 화장실에 다녀오셨다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간은 어떻게 흘러야하는 걸까생명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래본다인간의 몸은 정말 신비로운데, 그러면서도 의학적 데이터에 대체적으로 들어맞기도 해서 절망스럽기도 하고,그렇지만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비함에 촛점을 맞춰본다기적처럼 사라지기를...세포들이 힘을 가지고 회복하기를... 남편은 많이 슬퍼하고 불안해하고 있다가벼운 우스갯소리로 무게를 덜어보지만 근본적인 슬픔에는 접근하지 못하는 좌절감이 자리잡는다그래도 우리 지금 서로 사랑하고 있지아버님과 어머님과 우리를 끈끈하게 사랑하게 만들어준 어머님의 병환이었다그렇기에 고맙고 그러면서 원망스러운... 정성껏 마련한..
오빠가 퇴근하면 예채랑 그 날 있었던 일들, 나눈 대화들을 알려주는데 여기에 예채의 말을 기록한지는 정말 오래되었네 ㅠㅠ 예채는 오늘 "엄마, 아빠는 나한테 화내지 않고 이쁘게 자세히 설명해줘. 그리고 엄마는 나를 사랑해서 나를 혼내!" (아침에 유치원 안간다고 옷 안입겠다고 짜증을 내서 창문앞에 1분도 안되게 서 있었다. 창문앞에 서는 건데 그게 그렇게 서러움 ㅎㅎ 엄마 말 잘들을께! 소리지르고 나서야 바지 입고 등원 ㅠㅠ) 예채는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기 귀찮아 한다. 그래서 내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었다. "엄마는 예채가 유치원 간 동안 집을 닦고, 빨래도 하고, 감자를 깎아서 감자전을 만들고, 주먹밥을 만들어서 아빠한테 유부초밥을 해드렸어. 그 두가지는 아빠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거든. 아! ..
어이없이 샐러드 일기는 종료.지금은 녹즙의 시대를 지내고 있는데 2주만에 귀찮기 시작했다 반성중 ... 오늘 일기장을 꺼낸 건 다름아닌 예채의 유치원 입학기 ! 오늘로 등원한 지 2번째 (2일째가 아닌 이유는 격일로 적응하는 기간, 내일부터 매일가고 2시간만)아침 일찍 7시반쯤 일어나서 유치원까지 태워다 주는 건 가혹하지만 좋은 시간을 보낼 것 같아서 기대되는 마음도 커.10시 40분쯤 데리러 가는데 어린이집은 늦으면 이 맘때 등원시키기도 했던 찬란한 기억이 났더랬다예채는 암막커튼을 빼주니 거뜬히 7시반 기상을 시전! 정말 대단한 조도감각을 지니었다 ㅠㅠ아직 밤잠시간은 여전히 늦어서 (아울러 낮잠을 자기 시작 ㅋㅋ 오늘 제외) 피곤했던 모양. 얼마만의 육아일기 인가...예채는 여전히 귀여움이 가득하고 말..
오늘 어린이집에가서 상담을 했는데 제대로 열받았었다. 그러고 지아집에서 논 뒤 집에 왔는데 예채가 내게 선물을 주었다. 변기 쉬! 같이 오리변기를 물티슈로 닦고 여기는 쉬 하는 곳이야. 이걸 들고 변기에 쉬를 붓는거야. 예채가 쉬하면 오리가 기뻐서 노래를 부르겠지~ 한참을 설명해주고... 기저귀 고장난 것만 있어서 택배아저씨 기다려야한다고 말했더니 팬티을 입겠다고 한다. 팬티입고 놀다가 결국 쉬가 마려워서 도전! 편안하게 변기에 앉았고 나는 응원해주었다 예채가 앉아서 쉬하면 정말 재밌고 편안할거야 오리변기도 정말 기뻐할걸! 그리곤 집중하는 시간동안 조용히 있었더니 금새 눈을 빛내며 쉬 오리변기 음악이 나오고 예채는 너무 재밌어했다^^ 쉬를 하고 스스로 변기통의 쉬를 변기에 버리고:) 재밌어서 또 쉬가 하..
우리 6년 전에 이 날 결혼식을 했다그 날이 아직 생생한데 우리의 관계는 많이 변했고 변했다기 보다는 성장한 게 맞겠지그 날엔 우린 많이 긴장했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무척 많이 웃었고 사람들의 축복에 울었다함께 하나님과 사람들을 사랑하자고 다짐했던 삶첫날 밤 함께 두 손 모았던 기도그런 것들이 기억난다 당신과 결혼해서 함께 살아가는 건 정말 영광이라고 다시 되새긴다당신의 가치를 알고 결혼한 줄 알았는데, 잘 몰랐던 것 같아큰 사람 나의 남편 결혼은 사랑의 연장선에 있지만 결혼해서 살아가는 삶은 연애와는 참 다르다가족이 되어가고 아이를 낳고 키우고 일상을 지지해가고 기대며 살아가는 인생이 괜찮게 여겨진다 아무 생각없다가 갑자기 저녁식사를 준비한다가족이 함께 식사를 한다는 건 많은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나는..
상훈이 부부가 독일로 떠난 날하루 전에 지혜의 부모님과 남동생, 우리 가족이 함께 공항 근처 송도에 있는 호텔에서 묵고 다음날 일찍 공항으로 향했다마음이 이상했다허전함과 안심되는 마음이 함께했다물리적 거리감에 오는 아련함과 지혜와 함께인 상훈이, 상훈이와 함께인 지혜를 보는 것이 좋았다아직 젊은 그들의 예상할 수 없는 다가올 날들이 함께 기대도 되고 좋은 사람 지혜와 결혼한 뒤로 한층 밝아진 상훈이의 모습도 감사했다(지혜는 정말 좋다. 부담될까봐 표현을 못하는 시누이라는 역할에 조심스러운 나) 기록을 남겨둔다우리에게 있었던 나날들
예채에 대한 이야기는 기록 못한 지 한참 된 것 같아예채는 많이 컸고 말도 정말 잘해서 새로운 말들을 다 옮겨적지 못한 지 오래되었다이제는 제법 어른스러운 제스추어도 취하고, 친구들 하고 있을 땐 "못말린다니까" 하는 듯 고개를 젓고 한숨을 쉬기도 한다말을 또래보다 더 잘해서 더 어린이스럽기도 하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아기발도 앉아있는 모습도 특히 뒷모습! 정말 귀엽다그리고 나는 예채에게 어느덧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그게 예채를 힘들게 할 것도 같고오늘은 어린이집 소풍이 있는 날인데, 예채가 콧물이 많이 나서 보내지 않고 함께 집에 있었다예채도 소풍보다 집에서 엄마랑 노는 게 더 좋다고...가끔씩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한다그런데 계속 역할놀이와 나에게 매달리기를 반복,차가 바뀌어서 보험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