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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때 마다 꼭 녹음하고 싶은 목소리가 있다
할머니, 외할머니와 통화할 때
" 현미 사랑해"
처음 할머니께 들었을 때 할머니는 연거푸 거의 열 번이나 고백(?) 하셨었다.
처음 할머니께서 두 팔을 벌려 머리위에서 하트를 만들어서 차 타고 떠나서 안 보일 때까지 그 모습대로 서 계셨던 장면도 눈에 선하다. 우리 둘 다 눈가를 훔치면서.
조금 더 나이가 들고 가뿐 숨소리로 "나도 현미 사랑해" 라고 말씀하신 외할머니.
사랑을 늘 짙게 느껴왔지만 외할머니께는 막상 처음 듣는 단어다.
이런 표현을 잘 쓰지 않으셨던 할머니의 일상때문이겠지_
며칠 전 배에다 대고 "예채야 사랑해" 라고 말하던 남편의 모습도-
정말 잊고 싶지 않은, 캠코더로 찍어둘 껄. 늘 아쉬운.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자연스럽고도 가슴벅찬 일상 속의 고백들.
이런 기억이 지친 삶을 지탱해주는 보약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