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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양분을 주며 소멸한다

떠나지 않을래 Part.2

Von der Quelle bis heute 2009. 12. 17. 02:13

 

 


름은 하늘을 가리고
다들 이곳을 떠나가라 하는데
이곳을, 네 곁을 떠나지 않을래.

 

람이 숲을 흔들고
다들 이곳을 떠나가라 하는데
너 홀로 남겨질 이곳을 떠나지 않을래.

 

어진 너의 어린 날개 사이로
낯익은 기도소리가 들려와
우리 함께 날아오르던 저 하늘로
오늘은 날아갈 수는 없지만
우리 부르던 그 노래는 함께 불러줄거야.

 

 

 

 

잔머리카락이 이마자락에 마구 헝클어져도 마음이 고요하지않아도 말금한 언어를 구사하지 못해도 올바른 식탁예절은 더더욱 지키지 못해도 약속시간에 늦더라도 모든 순간마다 감사하지 못하더라도 가끔만 하나님의 뜻이 궁금하더라도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지못하고 따듯한 미소만 더하더라도 사랑한다 말하면서 살아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의 숨은 모습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더라도 어쩌다 노력한 일이 있으면 누군가는 알아주길 바라는 어린아이같은 마음이 가득 있더라도 그것이 아니면 혼자서 내내 뿌듯해하더라도 머릿속은 조잡한 숫자들이 오고가더라도 시간에 지배당하며 꼼짝없이 허송세월보내더라도 제 가진것하나 제대로 자랑조차 그럴듯하게 못하더라도 억울한 일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는 살짝 털어놓더라도 행동보다 말이 앞서가더라도 그런 나라도 그런 당신이라도 과거들을 통해 지금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시는 하나님 앞에서는 나도 정말 결코 떠나지않을래.

 

 

http://minsuk.tistory.com/
 

 

우리의-나의 철없는 언어와 오빠의 노래,노래에  이어지는 시- 모티브가 되어준 코리 텐 그녀의 아버지 카스퍼 텐 붐, 그녀의 언니 벳시 텐 붐 !

우리의 선배가 되어줘서 그런 삶을 살아주셔서 참 고마워요

먼저 살아주셔서 고마워요

고마워요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차창 밖 구경을 하지 않았다. 대신 아버지와 나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의 주제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했다. 집에서는 뭔가 질문을 하면 이모들이 지체 없이 대답을 해주었다. 내가 열 살이나 열한 살쯤이었을 때 아버지에게 지난 겨울 학교에서 읽었던 시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다. 그 시에는 "얼굴에 성적인 죄의 그늘이 드리워지지 않은 청년"을 묘사하는 구절이 있었다. 수줍음이 많았던 나는 선생님에게는 그 구절이 무슨 뜻인지 여쭤보지 못했고, 집에 와서 엄마에게 물으니 엄마는 얼굴이 빨개지셨다. 20세기로 접어든 직후인 그 당시 성에 관한 이야기는 금기였고, 그건 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시구는 내 뇌리에 딱 박혀 버렸다. '성'이란 어떤 사람이 남자냐 여자냐을 말하는 게 분명하고, '죄'는 얀스 이모를 노발대발하게 만드는 것이긴 한데 이 둘이 합쳐지면 도대체 무슨 뜻이 되는 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그래서 기차에 올라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나는 아버지에게 불쑥 물었다. "아버지, 성적인 죄가 뭐예요?"

내가 질문할 때면 늘 그러시던 것처럼, 아버지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셨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번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그 대신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위 선반에서 여행 가방을 들어 바닥에 내려놓으셨다.

"기차에서 내릴 때 코리가 이걸 들고 가면 어떨까?"

나는 일어나서 가방을 힘껏 끌어당겨 보았다. 가방엔 그 날 아침 암스테르담에서 구입한 시계와 시계 부품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너무 무거워요."

"그래, 어린 딸에게 그렇게 무거운 걸 들라고 하는 아버지는 참 형편없는 아버지일 거야. 지식도 마찬가지란다, 코리. 어린아이가 알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지식도 있어. 좀더 크고 좀더 강해지면 그땐 감당할 수 있을 거야. 지금은 아빠가 널 대신해서 그 가방을 들어 줄 거라고만 믿으렴."

나는 아빠의 대답에 만족했다. 단순히 만족한 게 아니라 놀라울 만큼 마음이 평화로웠다. 이것 말고도 답을 알고 싶은 어려운 질문들이 많았지만 이제 마음 편안하게 모두 아버지에게 맡겨 놓기로 했다.

 

-The Hiding Place 中

 

 

"아버지 하나님, 이 짐을 들어주세요. 너무 무거워요."

라는 이야기를 할 기회가 이 후 더욱더 코리 텐 붐에게는 많아진다.

나에게 부담스러운 지식. 부담스러운 현실 혹은 과거 미래 또는 자아.

모든 것에는 이유가 분명히 있음을

지금은 이유없이 존재해있지 않은 것을

하나님의 커다란 인과관계속에서

하나님을 앞서 나가지 않기를.

응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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